[10대 부모의 눈물] "어린 부부지만 아이를 지키고 싶어요"2018.02.26 [심층기획] '준비된 가정, 안전한 미래' <1>취약층 전략하는 10대 부부
지난해 연말 광주 북구에서 친모의 방화로 어린 3남매가 숨지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다. 세간에서는 "아무리 생활이 힘들어도 어떻게 그럴 수 있냐"라는 비난이 고조됐다. 하지만 이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엄밀히 말해 한국사회의 복지시스템이 3남매의 목숨을 빼앗아갔다는 지적도 있다. 친모 A씨는 사건 발생 당시 22세, 아버지 B씨는 21세였고 3남매 중 가장 큰 아이는 5살이었다. 첫 아이를 낳을 때 10대 부부였던 셈이다. 이들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가정을 꾸렸고 기초생활보장제도 혜택은 부양의무자 기준 탓에 받지 못했다. 생활은 더욱 곤궁해졌고 다툼이 이어졌다. 결론은 죄 없는 천사들의 희생이었다. 10대∼20대 초반 부부가 이룬 가정, 미혼모(부) 가정, 재혼가정 등 준비되지 못한 가정에 대한 정확한 현상파악과 복지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광주3남매 사건과 같은 비극에 종지부를 찍을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아시아경제는 '준비된 가정, 안전한 미래'를 주제로 10회에 걸쳐 조혼가정, 미혼모(부) 가정, 재혼가정 등을 심층 취재해 이들이 처한 현실을 짚어본다. 또 국가적인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지 현장 복지전문가들로부터 들어본다.<편집자 주>
[10대 부모의 눈물]정부 지원 받으려면…미혼모 택해야 하는 사회
[심층기획] '준비된 가정, 안전한 미래' <4>청소년 한부모 지원사업의 함정
가정폭력 피해 가출했는데 취업하려면 '부모 동의' 받아야 부모가 만들어준 통장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 지정도 안돼 생계·양육에 학업·취업 부담에 헤어짐 선택…미혼모·미혼부로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올해 열여덟 살인 김지영(가명)양은 두 살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다. 잠시나마 아이 아빠와 가정을 꾸리기도 했지만 한부모 가정, 즉 미혼모가 아니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현실 앞에서 둘은 끝내 이별을 택해야 했다.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한 김양은 2016년 가출했다. 청소년쉼터를 전전하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박영우(19ㆍ가명)군을 만났다. 의지할 곳 없던 둘은 금세 가까워졌고, 김양은 덜컥 임신을 했다. 어린 그들은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가정을 꾸리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미성년자 스스로의 힘만으로 버티기엔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청소년쉼터는 거주, 양육 등에 대한 지원이 없어 둘은 쉼터를 나와야만 했다. 정부 지원책을 알아보기 위해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여성가족부가 '한부모가족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고, 미성년자 부모의 경우 여기에 포함되는 '청소년 한부모자립지원' 사업을 통해 아동 양육비나 본인의 학습비, 자녀 교육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생계ㆍ가사ㆍ양육의 삼중고에 학업ㆍ취업의 부담까지 떠안은 두 사람에게 이 같은 지원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그러나 사실혼 관계 등 일체의 혼인 사실 없이 미혼모 혹은 미혼부일 때만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 낙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정을 꾸리기로 마음먹은 둘에게 한부모임을 증명해야 하는 조건은 너무나 가혹했다.
‘10대 부모’ 25% 월 50만원도 못 버는데, 지원대책 없다- 2020-01-13
‘경제적 어려움’에 앞길 캄캄 4명 중 1명 “월수입 50만원 이하” 10명 중 6명은 “현재 무직 상태” 기초수급·한부모가족 정부 지원 입증 어려워 대상서 제외 일쑤
‘주거 환경’도 불안불안 절반은 월세·가족집 거주 15%뿐 모텔·찜질방·고시원 전전하기도 “빌라 같은 평범한 집 부러워요”
‘사회적 편견’ 정보마저 소외 절반은 포털에서 임신·육아 정보 가족·사회 냉담한 반응도 큰 상처 40% “낙태나 입양 권유 받았다”
청소년 부모 10명 중 1명 모텔·찜질방 생활
2020-01-14
아이를 낳아 양육하고 있는 만 24세 이하 청소년 부모 10명 중 1명은 여관·모텔 같은 숙박시설이나 찜질방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는 이같은 내용의 ‘청소년 부모 생활실태 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14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만 24세 이하 청소년 미혼모·부 및 부부 315명 중 38명(12%)이 집과 보호시설 이외에 다른 장소에서 육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장소에서 머문 기간은 1개월에서 3개월 사이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 거주 유형으로는 원룸이나 고시텔에 살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315명 중 57명(18%)에 달했다. 찜질방이나 모텔에서 임시거주를 하고 있다는 응답도 20명(6%)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1%는 현재 별다른 직업 없이 쉬고 있다고 응답했다. 시간제 아르바이트(15.6%)와 학생(6.3%)이라고 답한 비율도 높았다. 대부분의 청소년 부모들이 안정적인 수입원을 갖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주 수입원은 ‘기초생활수급/한부모 가족지원 아동 양육비’(32%) 등 정부 지원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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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부모 지원 국회 세미나…"정부·민간 손잡고 지원제도 통합 앱 개발 필요"2020-02-12
국회입조처 '자녀양육 청소년미혼부모 지원 입법·정책 과제 전문가 간담회' 주최 베이비박스에 아기 뒀다가 다시 찾아가는 부모 약 30%…사회의 지원 연결 필요 정보접근성이 가장 문제…공무원도 관련 지원제도 제대로 모르는 경우 발생 민간이 개발 중인 앱에 정부가 정보 제공하는 등 적극 협력할 것 주문 국회입법조사처(처장 김하중)가 12일(수) 주최한 '자녀양육 청소년미혼부모 지원을 위한 입법·정책 과제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정부가 자녀양육을 위해 지원하는 각종 복지제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을 민관이 협력해 개발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청소년부모, 장애를 가진 부모 등 자녀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이 산재해있는 복지지원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발제에 나선 비영리법인 비투비(btob)의 김윤지 대표는 "베이비박스 문제를 해결하려고 자원봉사를 하다가 관련 데이터들을 분석하게 됐다. 아기를 버린 부모들을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하는데 인지능력이 떨어져서 임신을 몰랐거나 성 지식이 없는 경우가 상당수였다"면서 "그 누구라도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기를 키우고 싶은 부모는 키울 수 있게끔 사회지원을 연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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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 지난 10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제5, 6차 대한민국 국가보고서'에 대해 "학교에서의 성교육, 임신기간·출산 지원 서비스, 산후조리의 강화와 양육지원의 보장을 통해 청소년 임신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권고했다. 12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부 장관에게 학생의 임신·출산 시 산전후 요양기간을 보장하고 그 기간 동안 학업손실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여 학습권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현실은 차가운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어려움에 제도적 사각지대까지 더해져 청소년 부모와 아이 모두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청소년 부모의 생활실태 조사를 한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외협력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지난 3월 12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사무실에서 김경희, 이조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가 인터뷰했다.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는 청소년 부모
길거리·빌라 옥상에서 먹고 자고…“‘청소년부모’ 범주 넓히고 복지 통합해야”매년 신생아 100명 중 4~5명꼴로 만 24세 이하 청소년부모 아이 태어나 해외에서는…뉴질랜드, 청소년부모급여 지급“너무 미안할 거 같아서 그냥 낳자 이렇게 합의를 본 거예요. 내가 그 아이 입장이라면 얼마나 섭섭할까 어둡고 캄캄한 상태에서 그렇게 사라진다면 벌레도 아니고 사람인데 그게 너무 싫은 거예요. 미안해서.”“길바닥까지 간 거예요. 건물 들어가서 빌라 옥상에 가서 자기도 하고”“엄청 무시했어요. 청소년이라고. 한 분이 상담하고 두 명이서 쑥덕쑥덕하고. 그런 게 상처더라구요. 애기까지 욕하는 것처럼 들리니까 그게 기분이 나쁘고…” -양육위기의 청소년부모 지원 사업 '100일 동행 프로젝트 효과에 관한 연구' 청소년부부 심층면접 발췌-기 사 더보기
‘고딩엄빠’ 화제 속…잘못된 성문화 우려하는 학부모 2022.06.01 -방송에서 임신과 출산 등을 떳떳이 밝히는 청소년들 -학부모 '성관계 미화' 걱정…일부는 "경각심 깨워줘" -전문가 "성 문제로만 보지 말고, 교육차원에서 고민해야" [집중취재] “지속적 홍보·교육, 정책 접근성 낮춰야” 2023-02-03 道 지원 모르는 청소년 부모 많아 ‘개선 시급’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게 접근 창구 확대하고... 안정된 소득 위한 직업훈련·교육과정 제공해야
경기도의 ‘청소년 부모’ 지원 정책이 낮은 효율성으로 지적을 받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홍보·교육을 통해 정책 접근성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김선영 한국가족상담연구소장은 “현재 도가 지원하는 정책조차 모르는 청소년 부모가 많아 이를 개선할 도 차원의 홍보 대안이 필요하다”며 “청소년 부모 가정이 받을 수 있는 기존·신규 지원정책을 종합한 내용을 지속적으로 알릴 접근 창구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배보은 청소년부모지원 킹메이커 대표는 “청소년 부모가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고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기반이 조성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도가 선제적으로 나서 사례를 관리하고, 청소년 부모를 바라보는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 더보기 "나 임신했어" 이 말에 쫓겨나 모텔 전전…'고딩엄빠' 생존기 [밀실]
청소년부모, 엄마·아빠이지만 여전히 돌봄 필요한 ‘청소년’
9월 23일 서울시청에서 청소년부모 권익증진 포럼 ‘부모에도 나이가 있나요!?’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문가, 담당 실무자, 청소년부모 당사자 등 70여 명이 참석해 관련 현안과 정책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모색했다.
교육의 부재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성정현 교수는 청소년부모의 임신과 출산, 양육 경험을 알아보기 위해 청소년아빠 2명과 청소년엄마 5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를 공유했다. 면접에 참여한 청소년부모의 최종학력은 모두 고등학교 졸업 이하였다. 성 교수는 이에 대해 “청소년부모 대부분은 원가족이 빈곤한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의 학벌주의 시스템에서 이들의 최종학력을 볼 때 청소년부모 역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서동용(국회 교육위원회) 의원이 국정감사를 위해 교육부, 교육청, 여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부모에 대한 교육지원은 어느 부처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한부모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검정고시학습비나 고교생학습비도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여가부가 국회입법조사처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관련 비용을 지원받은 청소년한부모 가구 수는 13가구에 그쳤다. 생활비를 버는 동시에 육아와 공부를 병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부하면서 아이 돌봄까지 받을 수 있는 위탁교육기관도 있지만, 이 또한 미혼모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일하느라 돌봄 부담이 적은 청소년아빠라면 학교 밖 청소년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해도 청소년미혼부는 갈 곳이 없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서울시 ‘청소년부모’ 지원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아동옹호대표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은 19일 오후 3시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서울시 ‘청소년부모’ 지원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토론회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서울아동옹호센터, (사)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이영실 위원장(보건복지위원회), 최선 의원(기획경제위원회)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토론회를 통해 법적 혼인관계 혹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청소년부모가 자녀 양육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에 기반해 서울시 내 청소년부모 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우리시대 청소년부모’에 대해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이 주제발표를 진행하며, 뒤이어 ‘서울특별시 조례 제정안’에 대해 김민수 서울특별시의회 입법조사관이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이선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팀장,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국장, 청소년부모 당사자, 송준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가족담당관이 토론자로 참여해 청소년 부모 지원 정책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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