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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뉴스레터 17호 칼럼- 변화2023-09-04 11:15
작성자 Level 10
변 화
오영나 법무사(전국여성법무사회 부회장)

 
 올해 초 겨울 어느 쌀쌀한 날씨에 미혼모들과 간담회를 한적이 있었다. 간담회라 하지만 딱딱하기보다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는데 문득 5년전 겨울 그맘때쯤 가졌던 미혼모들과의 간담회의 기억이 겹쳤다. 그 이야기를 했더니 한분이 자기도 그런 느낌이었다고 (그분은 5년 전 간담회에도 오셨던 분이다) 하여 마음이 따뜻해져 왔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도 같은 사람들과 같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부분은 좋은 일일 것이다.
 
 5년 전, 2010년 당시는 미혼모들이 온라인으로 만나 모임을 만들고 막 세상밖으로 나오려는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미혼모들이 자신의 존재를 공개하고 세상에 나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는데 미혼모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또 지원해주는 사람들을 믿고 두려운 마음을 이겨내고 있었다. 그 이후 미혼모들은 언론에 과감하게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냈으며 공개석상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였고 제도개선과 지원을 요구하였다.
 
 5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는 미혼모를 편견의 시선에서 바라보던 것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를 지원해야 한다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었으며 미혼모에 대한 지원정책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서서히 갖추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미혼모 당사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주장하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필자는 이들이 미혼모도 아이를 양육할 권리가 있음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첫세대이며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간 선구자라 생각한다.
 
 올해 있었던 의미있는 변화 중 하나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고 여성가족부 산하에 양육비 이행관리원이 설치되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양육비이행의 현실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체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양육비청구 상대방의 근무지 정보 제공, 양육비 체납 자료를 신용정보회사에 제공 등 몇가지 실효성 있는 제도들이 도입되었고 무엇보다도 양육비 이행을 더이상 사인간의 분쟁해결방식에만 맡기지 않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이 법률의 시행과 양육비 이행관리원의 설치에 들어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자녀의 양육이 더 이상 미혼모가 혼자서 감당해야 할 짐이 아니고 친부, 사회가 나누어지는 것으로 서서히 바꾸어지고 있다는 것, 그것이 우리 미혼모들의 용기와 헌신이 우리 사회에 가져온 변화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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