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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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법률신문] 미혼부자녀 출생신고절차에 대한 소고(25.5.28)2025-05-28 12:23
작성자 Level 10
2020년 대법 판결, 2023년 헌재 결정으로
숙제였던 미혼부자녀 출생신고 길 열었지만
개정 소식 없어…입법시한은 5월 31일
아버지의 출생신고권 확장 법조 지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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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미혼부자녀의 출생신고가 어렵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왔다. 이 절차를 둘러싼 고충이 지난 2023. 3. 23. 선고된 헌법재판소의 2021헌마975 결정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헌재결정에서 정한 입법시한인 2025. 5. 31.까지 법안 개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다시 이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2. 문제의 발단과 이른바 ‘사랑이법’의 신설


미혼부자녀의 출생신고가 어렵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2011. 6. 30. 가족관계등록선례 제201106-2호가 시행되면서부터이다. 기존에 부가 혼인 외의 자에 대하여 모를 불상으로 하여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던 상황에서 이 선례의 시행으로 모 불상의 출생신고가 허용되지 않게 되어, 부가 혼인 외의 자를 출생신고할 때는 반드시 모를 기재하여야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출생신고가 어렵게 된 미혼부의 호소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미혼부라는 용어조차 생소한 때였는데 이들의 어려운 처지가 언론을 통하여 보도되면서 출생신고 절차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미혼부자녀를 출생신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당시 사용한 방법은 아동을 부모를 확인할 수 없는 기아로 가족관계등록을 하고 부가 인지청구소송을 하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성본창설허가와 가족관계등록부창설허가를 받아 아동의 가족관계등록부를 만들고, 부가 인지청구를 하여 판결문을 받아 부로 등록하는 것인데 이러한 법적 절차수행을 위하여 미성년후견인도 선임해야만 했다. 이러다 보니 족히 2년은 걸리는 복잡한 절차를 통하여 비로소 미혼부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어려운 절차를 거치다 보니 부가 자녀의 양육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길 정도로 고충이 컸으며, 부가 있는 아동을 기아로 등록하는 것이 실체관계에 맞지 않는 문제도 있었다.

 

이런 사정이 알려지면서 입법촉구 여론에 힘입어 2015년에 일명 ‘사랑이법’으로 불리는 가족관계등록법(이하 ‘법’). 제57조 제2항이 신설되었다. 이 조항은 모의 성명ㆍ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부의 등록기준지 또는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출생신고를 할 수 있어 미혼부 자녀의 출생신고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3. 법 제57조 2항 해석과 2020년 대법원 판결


우여곡절 끝에 사랑이법이 신설되긴 하였지만 법령의 해석이 문제가 되었다. 법조문에는 모의 성명·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라고 되어 있어, 모의 성명·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 중 일부를 알 수 없는 경우에도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가 해석이 일치하지 않았다. 현실에서는 모의 등록기준지와 주민등록번호를 모르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 성명까지 모르는 경우는 그야말로 우연한 만남을 가진 경우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모의 성명까지 몰라야 이 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한다면 적용범위가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이유로 신청이 기각되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대법원에서 2020. 6. 8.에 2020스575 결정으로 원심사건을 파기환송하면서 해석의 지침을 제시하였다. 해당 판결에서 대법원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아동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권리는 ‘법 앞에 인간으로 인정받을 권리’로서 모든 기본권 보장의 전제가 되는 기본권이므로 법률로써도 이를 제한하거나 침해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문언에 기재된 ‘모의 성명·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는 예시적인 것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외국인인 모의 인적사항은 알지만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갖출 수 없는 경우 또는 모의 소재불명이나 모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 발급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등과 같이 그에 준하는 사정이 있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라고 하여 해당 규정은 예시적인 규정이므로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판결은 법 제57조의 해석 뿐 아니라 대법원에서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를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러한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반영하여 2021년에 법 제57조 제1항에 ‘모가 특정됨에도 불구하고 부가 본문에 따른 신고를 함에 있어 모의 소재불명 또는 모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 제출에 협조하지 아니하는 등의 장애가 있는 경우’와 제2항에 ‘모의 성명·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의 전부 또는 일부를 알 수 없어 모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 또는 모가 공적 서류·증명서·장부 등에 의하여 특정될 수 없는 경우’도 법이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개정되어 이전보다 활용범위가 넓어졌다.


4. 미혼부의 헌법소원과 헌법불합치결정


사랑이법의 활용범위는 넓어졌지만 여전히 출생신고의 어려움은 존재했다. 이에 2021헌마975 헌법소원을 통하여 2023. 3. 23.에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오게 되었다. 이 사건의 청구인들은 혼인외 출생아동들과 이들을 양육하는 생부들로 법46조 2항, 제57조 제1항, 제2항에 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였다. 이들은 생모와 동거 등 혼인외 관계에서 자녀를 출산하였는데 출산 후 생모가 연락두절되거나 생모의 전혼관계가 해소되지 못하여 자녀의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이 아동의 생명권 및 출생등록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입법목적으로 하고 있음에도 혼외 출생자에 대해 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혼외 출생자에 대한 출생신고가 이루어지기 어렵게 규정되어 있어 그 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 아니고, 모든 아동들에 대한 출생신고가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 않아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균형성에 위반되므로, 혼외 출생자인 청구인들의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가 기본권인지 여부에 관하여, ‘출생등록될 권리는 출생 후 아동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최대한 빠른 시점에 아동의 출생과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를 국가가 관리할 수 있도록 등록할 권리’ 로서 아동의 자유로운 인격실현을 보장하는 자유권적 성격과 부모와 가족 등의 보호 하에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사회적 기본권의 성격을 함께 지니는 헌법에 명시되지 않은 독자적인 기본권임을 선언하였다.

 

그리고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는 입법자가 출생등록제도를 통해 형성되고 구체화하여야 할 권리이며, 이는 단지 출생등록의 이론적 가능성을 허용하는 것에 그쳐서는 아니되며 실효적으로 출생등록될 권리가 보장되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상 규정된 출생신고의무자·적격자만으로는 위 권리의 보장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들은 혼외 출생자인 청구인들의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단하면서, 법 제46조 제2항, 제57조 제1항, 제2항은 헌법에 합치하지 아니하고, 2025. 5. 31.까지 효력이 존속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헌법재판소 결정은 출생등록될 권리의 기본권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심판대상조항의 개정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5. 입법의 필요성


어렵게 헌법재판소 결정이 이루어졌지만 입법시한인 2025. 5. 31.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미혼부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시점이 지나면 지금껏 활용해 왔던 사랑이법마저 효력이 없어지게 되어 다시 자녀의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사랑이법 이전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어렵고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것 밖에 방법이 없게 되기 때문이다.

 

국회에 이와 관련된 법안이 몇 개 제출되어 있지만, 정치쟁점에 밀려 이 법안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결정에서 ‘출생신고 의무자와 적격자의 범위 및 방법과 절차, 그 효력 및 민법상 친생추정과 번복, 인지의 효과에 관한 사항을 두루 고려하여 출생등록을 실효적으로 보장하면서도 법적 부자관계의 형성에 혼란이 생기지 않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친생추정의 효력을 완화하고, 부의 출생신고의 권한을 확장할 수 있는 법안 마련에 법조인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오영나 법무사(한국미혼모지원 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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