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2 (13:22) 기획 기사가 이어지면서 여러 이야기가 들려왔다. 미혼모들을 위한 격려, 무관심했다는 반성, 앞으로 나아질 거라는 희망, 미혼모만 위한다는 비난, 달라질 게 있겠냐는 체념 등 수많은 생각과 마음들이 취재진에게 전달됐다.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기자가 미처 생각지 못한 여러 의견이 모여들었다. 감사한 격려의 글과 기사의 부족한 점을 아프게 지적하는 글, 때로는 현실을 외면하는 안타까운 글 속에서 한 댓글이 눈길을 끌었다.
"왜 내 돈으로 니들 애 뒷바라지 해야 하는데? 미혼모 어쩌라고. 지가 선택해서 애낳고 사는 미혼모 얘기를 왜 우리한테 하는건데?"
거친 표현을 다소 다듬어 보자면 이런 내용이다. 처음엔 사실 화가 났다. 그러다 생각했다. 그래 왜 미혼모 얘기를 하는건가, 우리는 왜 미혼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가. 취재를 시작하던 그 때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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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혼모는 불량 청소년?
취재진도 처음엔 막연히 생각했다. 미혼모하면 소위 말하는 '날라리', 불량 청소년들. 언론에서 흔히 접했던 기사들도 떠올랐다. 어디 화장실에서 애를 낳은 10대 이야기와 낳은 아이를 집 앞에 버려져 있었던 것처럼 꾸민 어느 20대의 이야기. 이렇게 '미혼모=젊은 여자의 실수' 또는 '미혼모=몸가짐이 나쁜 여자'라는 공식이 생겨났다. 오래된 고정 관념에서 나온 이 공식을 언론이나 드라마 등이 부지런히 강화하고 확대했다.
그러나 처음 미혼모 통계를 공식적으로 낸 '2015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그 전엔 아예 통계같은 것도 없었다-미혼모 중 10대는 1.4%에 불과하다. 20대가 가장 많은 것도 아니다. 3,40대가 67.5%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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