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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천지일보〕 미혼모도 자립할 수 있는 사회로… “아이 키우고자 한다면 도와야” 2022.02.042024-07-10 17:16
작성자 Level 10


오영나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가 최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혼모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2.4
오영나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

“한부모, 청소년부모 도와야 엄마들 당연히 아이 키우려 특별집단 아닌 평범한 엄마 사회·경제적 자립이 최우선 아이 키우는 건 훌륭한 일”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미혼모 지원이 어떤 특수한 집단에 대한 지원이라기보다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지원 시스템 안에서 같이 발달하는 과정을 겪어가길 바란다. 우리는 위기 임신·출산 지원과 미혼모 자립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나갈 것이다.”

가족의 가치는 부모의 숫자에 달려 있지 않다. 미혼모나 미혼부는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로 아이를 낳은 여자나 남자를 말한다. 2000년대 미혼모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면서 관심을 두는 시선이 늘어났지만, 그럼에도 이들의 양육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미혼모뿐 아니라 청소년 부모, 여러 한부모 가정 등을 위한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오영나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를 만나봤다.

◆지원의 시초,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는 리처드 보아스 박사에 의해 2007년 설립됐다. 2012년 이후 사단법인으로서 10년이 넘는 기간 이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고자 하는 이들의 지원군이 되고 있다.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 겸 법무사인 오영나 대표는 미혼모들의 법률 상담을 하며 미혼모들의 사연을 듣고 이들을 돕고자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임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오 대표는 보아스 박사가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를 설립함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미혼모들과 한부모, 청소년 부모 등을 위한 지원 활동이 출발했다고 봤다.

그는 “그 이전에도 미혼모들은 한국 사회에 분명 존재했지만 표면 위로 나오지 못했다. 그러다 단체가 설립될 무렵 미혼모들이 ‘나도 아이를 키울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엄마가 자기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건 너무 당연하다. 그러나 당시에는 사회적으로 ‘미혼모가 애를 키운다고?’라며 미혼모는 사회적으로 용인이 안 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도, 부모가 다 있는 청소년 부모도 아직 우리 사회에 제대로 자립해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가 아니다”며 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이유를 피력했다.

◆힘든 가정 없도록 다양한 지원 나서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는 미혼모에 대한 편견 개선 캠페인과 미혼모 자립을 위한 사업 지원, 미혼모 관련 정책 및 연구 지원 등의 활동을 해왔다.

오 대표는 “미혼모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뮤직토크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왔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미혼모들이 경제적으로 더 힘들어졌다”며 “그래서 엄마들에 대한 직접 지원 쪽으로 집중했다”고 밝혔다.

또한 단체는 미혼모 관련 법적 쟁점과 미혼모 지원에 관한 포럼을 개최해 정책과 법 제·개정을 꾸준히 촉구해왔다. 최근에는 청소년 부모들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했던 노력이 결실을 맺기도 했다.

오 대표는 “그간 청소년 부모를 지원해 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며 “우리가 2019년에 청소년 부모 315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법의 필요성에 대해 외쳤다. 그리고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져 청소년복지 지원법 일부 개정안이 지난해 통과됐다”고 말했다.

청소년복지 지원법 제5장의2는 청소년 부모에 대한 가족지원·복지·교육을 골자로 한다.

오 대표는 지난해 진행한 청소년 부모들에 대한 멘토링 사업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은 사업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멘토를 모집했는데 좋은 분들이 많이 지원해주셨다”며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조언도 해주고 상담도 해준다. 믿을만하고 건전하게 살아가는 어른을 가까이서 접한다는 게 청소년들에게 굉장히 중요하더라”고 말했다.

더불어 정책 제안을 통해 위기 임신·출산 지원이 계속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의 지원 제도가 부서별로 다 흩어져 있어 지원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정들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한부모 지원금, 근로장려금, 가족장려금, 아동수당, 양육수당 등 받을 수 있는 지원 제도들이 부서별로 다 흩어져 있다 보니 각 가정에서 혜택을 받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그래서 어떤 지원 제도가 있고 어떻게 신청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웹 사이트를 하나 만들었다. 이걸 더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평범한 엄마로 생각해줬으면 해”

한국전쟁 이후 대다수 미혼모들은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과 경제적 어려움에 양육을 포기하고 자녀를 해외 입양을 보냈다. 한국은 1980년대 연간 국제입양 송출이 1만명에 육박하며 국제사회에서 ‘아동매매’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오 대표는 과거에 비해 미혼모들에 대한 인식과 지원이 많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미혼모가 애 키운다고 해서 큰일 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제는 아이를 키우고 싶어 한다면, 의지가 있다면 경제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들을 도와서 애를 키울 수 있도록 하자고 우리 사회가 바뀌었다”고 했다.

아울러 한부모, 청소년 부모들을 차별 없는 시선으로 바라봐 달라고 요청했다.

오 대표는 “우리 사회의 투명 인간처럼 살았던 미혼모들이 존재를 나타낸 후 10여년은 특별한 사람들로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특별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또 다른 존재로 떼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닌 같은 부모로서, 평범한 아기 엄마로 살면서 아이를 키우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이 되고 주변에서도 ‘그냥 아이 엄마네’ 이렇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부모들에 대해서도 질타와 책망보다는 어른들이 나서 이들을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봤다.

오 대표는 “본인의 선택을 존중해줘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낳아야 했던 청소년들도 있지만, 낳고 싶고 키우고 싶어서 결정한 이들도 있다. 어른들은 청소년 부모들이 학업과 동시에 취업 준비도 할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한다”면서 “미혼모와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봐주기를 바란다. ‘그냥 아이를 조금 일찍 가졌네’ 그렇게. 하지만 ‘조금 어려움은 많겠네, 어려운 게 뭐가 있을까. 어려운 게 있다면 도와줄게’ 이런 입장의 어른들이 돼야 한다”고 했다.

◆“한부모 자립, 가임 여성 지원 최우선”

오 대표는 당장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한부모들의 자립과 피임·낙태·임신기 여성에 대한 지원을 꼽았다.

그는 “1990년대 말기에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이 만들어지면서 우리 사회가 개인이 어렵고 힘들다면 최소한의 생계는 생활할 수 있게 해주자는 마인드로 바뀌었다. 이후 제도가 많이 발전하면서 기본적인 생계·생존은 해결이 됐지만, 그 이후에 사회에서 자립해 나가는 과정은 어떻게 될 건가 이 문제가 과제다”고 말했다.

즉 미혼모들이 직면한 과제를 탈수급을 넘어 사회·경제적 자립으로 본 것이다.

이어 우리나라의 피임·낙태·임신기 여성에 대한 지원의 미흡함을 꼬집었다. 오 대표는 “특히 미혼모는 임신으로 인해 가족이나 주변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으로 인한 어려움도 더해진다”며 “이는 미혼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시기 여성들에 대한 전반적이고 보편적인 지원 체계가 없다”고 비판했다.

오 대표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임신기 청소년들에 대한 성교육과 임신 이후 여성들에 대한 지원 체계가 더 보편적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한부모, 청소년 부모들에 대한 지원이 ‘주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집이 있어야 사람이 살 수 있는 거 아닌가. 우리는 임대주택을 많이 활용해서 지원하고 있다. 긴급 쉼터를 운영하면서 여기서 잠시 머물다가 청약 저축도 넣고 임대주택으로 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생활 공간을 마련하는 임대주택이 우리 단체가 생각하는 주거 방향이다”고 말했다.

◆잇따른 아동학대사건… “함께 고민해야”

오 대표는 “엄마가 가진 어려움이 아이의 학대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며 “현장에서 봤을 때 미혼모들이 지적 장애나 경계성 인지장애가 있을 경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미혼모에 의한 여러 아동학대 사건들이 미혼모라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닌, 아동 보호 시스템, 아동학대 예방 시스템 등 복합적으로 사건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혼모라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여러 어려움이 겹쳐 있는 사례들이 있다”며 “2020년 중고거래 사이트에 신생아를 팔겠다고 판매글을 올렸던 사례도 경계성 인지장애를 가지고 있는 미혼모였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경계성 인지장애 등을 가진 부모들은 아이를 키우지 못하게 하는 것이 방향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분들에게는 어떤 정도의 지원을 해줘야 하는 건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가 과연 어떤 해결책을 찾아갈 것인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훌륭한 분들… 계속 목소리 낼 것”

오 대표는 앞으로도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가 위기 임신·출산 여성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한부모 자립을 돕기 위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위기 임신은 나이가 어린 경우에도, 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있을 수 있다. 임신을 한 여성이 정말 길거리와 찜질방 등을 배회하는 일이 없게끔 국가에서 지원해줘야 한다”면서 “한부모 자립에 대한 것도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끝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자녀들을 키워가는 한부모, 청소년 부모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잘하고 계신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있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일 하고 계시는 거고 어려움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라”고 말했다.

출처 : 천지일보(https://www.newsc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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