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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법률신문]복지시설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이유(2025.1.22)2025-02-12 10:36
작성자 Level 10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장소는 대부분 오롯한 사적공간이다.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공간,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는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최근 들어 미혼모복지시설은 입소율이 저하되고 있어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이 왜 미혼모들은 복지시설에 들어가길 원하지 않을까요 하고 물어봐서, 그러면 당신은 복지시설에 들어가고 싶냐고 했던 적이 있다. 단체생활은 규율과 통제가 따르고 사적인 자유는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혼모복지시설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미혼모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아주 간단한 답변이 돌아왔다, “반려견을 키울 수 없으니까요” 미혼모도 당연히 사적인 공간에서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사랑스러운 아이와 함께 오붓하게 살고 싶어 한다.

 

예전에 미혼모가 복지시설에 들어가서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사회의 편견 때문이었다. 부모들도 결혼하지 않은 딸이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을 주변에 말하지 못하고 쉬쉬했고 이웃의 시선이 무서워 떠밀리듯 집을 나온 미혼모가 갈 수 있는 곳은 미혼모복지시설밖에 없었다.

 

미혼모가 존재를 드러내고 내 아이를 키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한 때는 2010년 전후다. 그때부터 미혼모들은 복지시설에 들어가지 않고 지역사회에 주거를 마련하고 이웃과 어울려 살기 시작 했다.

 

미혼모가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집이었기 때문에 재가미혼모지원의 출발은 주거지원이었다. 한부모가족이 신혼부부와 동일한 임대주택 신청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제안하고, 미성년미혼모가 전세임대주택을 신청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였으며, 직접 미혼모들에게 주거컨설팅을 하여 임대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미혼모가 주거를 마련할 수 있는 제도의 기본 틀이 갖추어졌다.

 

주거와 함께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것은 지역사회 네트워크이다. 미혼모가 아니어도 아이가 생기면 친정, 시댁, 친한 언니나 친구 집 근처에 집을 마련하고 육아의 도움을 받는 것처럼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므로 가까운 곳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절실하다. 그래서 선배미혼모, 멘토, 육아전문가 등 자녀양육을 도와 줄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재가미혼모지원활동은 미혼모가 지역사회에서 뿌리내리면서 이웃들과 살아가는 모습을 꿈꾼다. 드라마에서도 미혼모인 동백이가 식당 까멜리아를 운영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데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서 이웃들과 어울려 살아가지 않았는가. 새해에는 미혼모를 특별한 사람이 아닌 아이 키우는 평범한 이웃으로 바라보고 어려움을 덜어 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많아질 수 있기를 바란다.

 

 

오영나 법무사(한국미혼모지원 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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