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엄빠 #가출팸 #헬퍼 #성착취 #성매매 2024년 2월 21일에 방영된 고딩엄빠 100회 특집의 내용은 미혼모를 도와주는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가출팸과 성착취 그리고 성매매에 대한 내용을 어느 다큐프로그램 못지않게 사실감 있게 다루었고 이어 벌어지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원가족과의 이야기를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청소년미혼모의 임신과 출산을 과연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고딩엄빠 시즌 1부터 빠짐없이 보아온 나로서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2024년도 2월 22일 오전 11시, 네이버 검색창에 고딩엄빠 100회를 검색하면 다음과 같이 관련 뉴스 18건이 나온다. <스포츠경향>이 가장 먼저 상위에 올라와 있고 이어 스포츠 한국, 스포츠 동아, 이투데이, 일간스포츠, 텐아시아, 엑스포츠뉴스 등 주요 일간지가 아닌 스포츠와 연예를 주로 다루는 매체가 가장 상위에 올라왔다.
그동안 미혼모와 관련된 논문을 쓰고 활동을 해 오면서 특히 청소년임신에 대해서는 응원과 지지 외에도 사회적 안전망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던 터라 임신과 출산의 경로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의 현실이 잘 드러난 것은 오랜 고딩엄빠의 시청자로서 반가웠다. 그러나 이어 검색된 뉴스의 목록에서 보이듯 청소년의 다양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지만 스포츠나 연예정보를 흥미 위주로 다루는 신문에서 가십거리로 다루어져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증언과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강력계 반장인 박미옥의 '가출팸'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한 것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알리기에 적합했을 것으로 보인다. 계곡 살인을 저지른 이은해도 가출팸 출신이며 과연 우리 사회에 이러한 문제에 대해 '준비가 됐을까요?'라는 박미옥반장의 이야기에 우리는 모두 답을 할 수가 없다.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자택출산, 자녀유기와 아동학대로 이어지는 '가족'의 문제, 원가족의 돌봄을 받을 수 없어 떠도는 가출청소년의 문제, 돌봄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태어난 아이들은 또 다시 돌봄사각지대로 이어지고 가족의 돌봄이 아니면 시설로 갈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복지시스템의 문제들에 대해 우리는 어느 것에도 답을 할수가 없고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가십거리를 다루는 스포츠와 연예신문에서 또 다시 흥미 위주로 재생산되고 있다는 것에 분노가 치밀었다.
주요신문사와 주요 기사는 주로 정치권과 권력 간의 다툼을 주도면밀히 취재해서 보도 전쟁을 하느라 늘 뒷전인 청소년의 문제 그리고 교육부에서 예산조차 책정이 안되는 가출 청소년의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문제들을 더 들춰내고 다루어주어야 할 여성가족부는 현정권의 공약대로 서서히 무너져가고 와해되고 있는 실정에서 누가 이 문제에 답을 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예능으로 다뤄져서는 안 된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범죄 형량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대안이 되어서도 안된다. 작년에 만들어진 보호출산제처럼 행정 편의적으로 태어난 아기들이 또다시 시설로 유입되는 시스템이 하나 더 늘어나서도 안된다. 이 문제야말로 선거철 공약도 아닌 우리 미래를 위한 정치와 사회의 문제로 접근되어야 한다. 글/오진방 |